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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민족극, 광주에서 한마당 판 벌여윤만식, "정치·문화적 적폐를 청산하는 ‘모두의 마당’으로"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7.06.19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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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단 갯돌 “일강 김철”

‘다시 마당으로’ 모인 전국의 광대들이 광주서 뭉쳤다. 우리 고유의 양식인 전통연희를 기반으로 현대 사회와 시대의 아픔, 민중들의 삶과 함께하는 전국 광대들이 광주에 모여 한바탕 신명나는 잔치를 벌인 것이다.

연일 35도를 넘는 최고기온을 기록하던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민들레소극장에서 ‘2017 제27회 전국민족극한마당’ 무대가 펼쳐졌다.

전국민족극한마당은 지난 1988년 서울에서 시작해 제주, 성주, 부산 등 전국을 순회해 왔다. 첫 행사를 개최한 지 30년이 되는 올해 광주가 그 바통을 이어 받았다.

특히 이번 행사는 한국민족극운동협회가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탓에 2013년 제주도를 끝으로 잠정 중단됐다가 다시 열린 것이어서 그 의미가 깊다.

이번 민족극한마당에는 놀이패 신명, 극단 토박이, 극단 갯돌 등 광주·전남 예술단체를 비롯해 서울의 아리랑, 부산 자갈치, 제주 한라산, 청주 예술공장 두레 등 14개 단체가 참여해 대표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현 시대의 아픔·사회의 단면들 그리고 민중들의 삶이 풍자와 해학의 멋으로 무대마다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이 민족극은 양식에서는 전통을, 대상으로는 민중을, 공간으로는 지역을 지향하며 발전해 온 야외공연예술축제의 전형으로 꼽힌다.

16일 오후 6시 아시아문화광장에서는 ‘길놀이’와 함께 개막식이 열렸다. 풍물놀이와 서예·부토 퍼포먼스 등을 통해 우리 고유의 문화와 멋을 만끽할 수 있는 자리다.

공연은 문화전당의 극장1과 야외무대에 오르는 ‘큰마당’, ‘작은마당’과 민들레 소극장에서 펼쳐지는 실내마당으로 나뉘엇다.

16일 작은마당에서는 대한민국 대표 단편소설 김유정 작가의 ‘동백꽃’을 명랑시골로맨스 연희극으로 선보였다. 서울 극단 아리랑은 원작 소설에다, 연극적 상상력을 더한 ‘동백꽃’을 올렸다. 작품은 강원도 두메산골 닭들의 이야기와 소년 소녀의 풋풋한 러브스토리이다.

같은 날 민들레소극장에는 극단 토박이의 ‘오! 금남식당’을 선보였다. ‘오! 금남식당’은 금남관 주인인 ‘오금남’이 식당을 물려 줄, 새 주인을 뽑기 위한 요리경연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17일에는 시대의 아픔을 다룬 치유극들이 무대를 꾸몄다. 민들레 소극장에서는 울산 극단 결이 세월호 참사를 주제로 한 ‘소선아! 소선아’를 펼쳤다. 작품 이름 ‘소선’은 노동자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이자, 세월호 참사로 딸을 잃은 어머니 소선을 말한다.

두 어머니의 만남을 통해 아픔을 간직하고 살고 있는 이 땅의 많은 ‘소선’들에게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했다.

나무닭 움직임 연구소 ‘물의 기억’

이어 큰마당에서는 청송 극단 나무 닭 움직임 연구소가 ‘ 4·16세월호 시민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부산 극단 자갈치는 작은마당에서 ‘14세 무자’를 올렸다. 김선우 시인의 시 ‘열네 살 무자’를 토대로 한 이번 시극은 열네 살 꽃다운 나이로 위안부로 끌려 가 모진 삶을 산 가엾은 조선 소녀의 삶을 그렸다.

축제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마당극의 진수를 선보이는 작품들이 줄을 이었다.

광주 극단 신명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자’ 이야기를 다룬 ‘봄날’을 선보였다. 작품은 아직 끝나지 않은 아픔과 슬픔을 창작탈굿·소리·춤 등 예술적으로 형상화한 마당극이다. 과거와 현재, 이승과 저승이 오가는 긴밀한 구성을 통한 극적 재미와 전통 탈춤과 굿의 연산구조를 차용, 마당극의 백미라고 자평했다.

마지막 작품으로는 목포 극단 갯돌의 ‘일강 김철’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건설에 이바지한 숨은 공로자 김철 선생의 생애를 재조명, 나라사랑의 메시지를 선사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클래식과 마당극을 접목, 기존의 시대극 이미지를 벗어난 퓨전 마당극이었다는 점에서 관객들에게 재미를 더해주었다.

윤만식 한국민족극운동협회 이사장은 “이번 광주에서 열리는 민족극한마당은 지난 10여 년간 시대를 거스르는 수많은 정치·문화적 적폐를 청산하는 ‘모두의 마당’으로 열렸다”며 “이를 시작으로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첫 발’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과 ㈔한국민족극운동협회가 공동 주최했다. ‘전국민족극한마당’ 행사는 전통 민족극을 계승해 펼치는 야외공연 놀이축제다. 1988년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열리고 있다. 올해 행사는 ACC와 지역 문화예술단체가 연계사업으로 진행한다.

정인서 기자  jis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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