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사회
옛 전남도청 복원, 뜨거운 첫 시민공청회시민단체들 "5·18 기념관 조성해야" 의견
  • 박어진 기자
  • 승인 2017.06.14 07:38
  • 댓글 0

옛 전남도청 복원은 참으로 뜨거운 문제이다. 37년이 지난 지금에야 5.18민중항쟁 최후의 격전지였던 옛 전남도청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아시아문화전당을 짓는다며 파괴된 옛전남도청을 복원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있었다.

날도 후덥지근한 13일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민주평화교류원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최후항전지인 옛 전남도청으로 복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문화전당의 옛 전남도청 민원실 2층에서 처음으로 열린 '옛 전남도청 복원을 위한 시민공청회'는 이해당사자인 광주시와 범시도민대책위 등 각 기관별 대책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였다.

윤장현 광주시장 등 대책위원장단과 5월 단체 대표, 시민사회단체,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 일반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김영정 광주진보연대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윤 시장과 이철우 대책위상임위원장의 인사말, 참여 기관별 향후 추진계획 발표,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37주년 5·18 기념식에서 '옛 전남도청 복원은 광주시와 협의하고 협력하겠다'고 발언한 맥락에 따라 진행되었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5월 영령들 앞에 마땅히 지켜내야 할 역사를 지켜내지 못한 죄스러움이 있는 만큼 옛 도청을 복원하는 일은 5월을 온전히 기억하고 정신을 이어가는 마땅한 도리이다"면서 "이번 공청회를 시작으로 앞으로 여러 의견들을 모아 도청 보존에 대한 준비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철우 대책위 상임위원장은 "도청이 5·18 사적지로 복원되고 당시의 스토리가 담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많은 후대들이 와서 5·18을 있는 그대로 생각하고 광주의 5·18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역사가 일어났으면 한다. 도청 완전 복원때까지 대책위는 해체하지 않고 시민들과 도청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김영정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옛 도청 일원에 전당을 세우는 사업 초기엔 역사적 사적지에 5·18을 예술로 형상화한 전시콘텐츠를 결합시킬 수 있다고 보고 협의가 돼 진행되었던 것"이라면서도 "현재 전당으로 조성된 건물안에는 당시 시민군 활약상을 볼 수 있는 흔적이 사라지는 등 갈수록 역사적 현장이 훼손되고 있다. 원점으로 돌아가 도청을 역사현장으로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5·18단체 대표자와 참석 시민은 입장 발표가 끝나고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문체부가 지향해야 할 옛 도청 복원 방안을 제시했다.

양희승 5·18 구속부상자회장은 "5·18은 계엄군의 잔인한 학살에 저항한 시민의 투쟁인데 학살을 어떻게 예술적으로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느냐"며 "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 그 자체가 감동이다. 역사를 그대로 재현하는 5·18 기념관을 만들도록 힘을 합치자"고 당부했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지난해 장관과 면담에서 문체부가 이곳을 전시공간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5월 단체는 옛 도청이 국립5·18 기념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물 성격을 분명히 규정하지 않는 한 이 문제를 정리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5·18 당시 고등학생 시민군으로 도청을 지켰던 김향득 사진작가는 "옛 도청과 경찰청 부속 건물을 문화전당 민주평화교류원 1∼5관으로 이름 지었는데 묘하게도 계엄군 점령 순서로 번호가 부여됐다"며 역사성 복원을 함께 강조했다.

나간채 5·18기록관장도 "옛 전남도청 복원과 5월 운동 과정에서 문체부가 자행했던 불합리하고 억압적인 일들에 대해 조사를 해야 한다. 그 동안 잘못된 것들을 철저히 정리·보고하고 그에 맞게 정중한 사과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지역 한 여성 예술가는 "블랙리스트 때문에 예술가들이 5·18을 이야기 한다는 이유로 많은 탄압을 받았다"며 "문화전당에서 5·18을 말하는 것은 반정부적인 것이 됐고 콘텐츠가 삭제됐다"고 항의했다. 그는 이어 "옛 전남도청 문제는 단순히 건물의 문제가 아니다. 광주 5월 정신에 대한 폄훼이자 탄압이었다. 국정조사를 통해 진실 규명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연 시 자치행정국장은 "도청 복원의 근본 문제는 전당 신축을 하며 공간이 훼손됐다는 데 있다"며 "공청회를 기점으로 대책위 최종안에 대해 시민사회 의견을 듣고 6월 중에 문체부와 논의를 추진, 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성 문체부 문화콘텐츠산업실장은 "민주주의 이정표를 세웠던 5·18 정신은 세계로 알려야 할 숭고한 가치로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며 "광주시민의 헌신과 고난이 헛되지 않도록 (옛 도청) 복원 문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정부 여파로 도청 복원을 진척하지 못했다"며 "새 장관이 취임하면 공청회에서 주신 말씀을 있는 그대로 보고해 유관단체와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2시간 가량 이어진 공청회에서는 △지하철역명, 간판 등 전당으로만 소개된 '숨겨진' 도청을 5·18사적지로 복원해야 한다 △전당 부속건물이 아닌 국립5·18기념관으로 추진해야 한다 △도청에서 숨진 희생자들의 스토리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원형이 훼손되기까지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개관 이후 공석인 전당장을 속히 선임해야 한다 △전당 전시에서 소외된 지역예술가도 배려해야 한다 △도청 복원 위원회에 5·18 당사자들을 포함해야 한다 등의 의견이 제기됐다.

정춘식 5·18 유족회장은 "옛 도청은 수많은 어머니들이 아들을 잃고 남편을 보낸 곳이다. 어떤 경우가 됐든 복원을 원칙으로 한다. 건물 복원과 내용물 모두 복원해야 한다"며 "처참한 당시 현장을 밀랍인형으로 보여줘야 하고 5·18 당시 시신을 임시 안치했던 상무관부터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청회를 주최한 광주시는 시민 의견을 종합해 옛 전남도청 복원 입장을 정리하고, 8월께 중앙정부에 의견을 전달하기로 했다.

공청회에는 옛 전남도청 복원을 위한 범시도민대책위원회, 5월 단체, 시민사회단체, 일반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한편 5월단체를 비롯한 광주시민사회단체는 "전당 리모델링 과정에서 계엄군 총탄 자국과 방송실 등이 훼손됐다"며 도청 원형을 보존하는 농성을 지난해 9월부터 이어가고 있다.   

박어진 기자  gjnewstong@gmail.com

<저작권자 © 광주뉴스통,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어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