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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눈, 광주로 향하는 오월문재인 대통령 기념사, 새로운 대한민국 출범 알리는 신호탄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7.05.19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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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18은 대한민국의 새출범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다. 이순신 장군이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라 했던 것처럼 문 정부의 탄생은 바로 광주에서 비롯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새정부는 5.18 광주로부터 비롯했고 민주주의의 적통을 잇는 정부라고 말했다. 이러한 기념사가 10분여 동안 계속되는 동안 사람들은 수많은 박수를 쳤다.

남녀노소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모두 함께 기쁜 마음으로 속히 후련할 정도로 눈물 흘리는 자리였다. 억눌렸던 이명박근혜 정부와는 전혀 다른 행사라는 점에서 이 자리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첫장, 제2의 건국이라는 심정이나 진 배 없다.

 5.18민주화운동 제37주년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 기념사는 "광주정신은 촛불광장에서 부활했습니다.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전국의 5·18들'을 함께 기억합시다."라는 구구절절 전 국민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는 국민대통합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취임 9일만에 열린 5·18기념식 공식기념사를 통해 문 대통령은 9년 동안 망가졌던 5·18과 광주정신을 바로 세우는 데 그 방향을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사에는 문장 하나하나 진정성과 절절함, 그리고 단호함이 묻어났다.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5.18유가족은 물론 시민들마다 “이제야 속이 후련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격동의 시기, 학생운동가와 인권·노동변호사로 활동하다 옥고를 치른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5·18정신 헌법 전문(前文) 수록'을 대선 공약에 넣었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대통령으로서 새 정부 제2호 업무지시로 내렸다.

이날 문 대통령은 국립5·18민주묘지의 정문인 '민주의 문'을 이용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첫 대통령이 되었다. 일반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민주의 문'을 지나 기념식장에 입장했다.

취임 이후 국가 최고 권력자의 격식 없는 소탈한 모습을 보여준 문 대통령 '격식 파괴' 행보의 하나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의 기념사는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슬프고 아픈 장면'으로 시작, '5·18 영령들의 명복을 빈다'는 말로 마무리됐다. A4 용지 3장 분량의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은 절제된 언어로 5·18과 광주정신이 지닌 6가지 의미와 '대한민국호(號) 행정 수반으로서의 6가지 약속을 담아냈다.

그는 5·18과 '그날의 진실'은 "오늘 이 자리에 서기까지 성장시켜준 힘"이었다며 5·18민주화운동을 ▲대한민국 민주주의 버팀목 ▲민주주의의 이정표 ▲민주정부의 맥이자 적통(嫡統) ▲고통과 치유 ▲국민통합으로의 승화 ▲촛불로의 부활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광주의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의 민주주의는 버티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불의한 국가권력이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유린한 현대사의 비극이었지만 시민 항쟁이 민주주의의 이정표를 세웠다", "문재인 정부는 5·18의 연장선 위에 서 있고, 87년 6월 항쟁과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맥을 잇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당신 원통함을 내가 아오. 쓰러지지 마시오'라는 5·18 엄마가 4·16 세월호 엄마에게 보낸 펼침막은 국민들의 생명을 짓밟고 지키지 못한 국가에 대한 통렬한 외침이었다", "광주정신으로 희생하며 평생을 살아온 '전국의 5·18들'을 기억해 광주가 먼저 국민통합에 앞장 서 달라", "'주먹밥과 헌혈'은 민주주의의 참모습이었고, 촛불광장에서 부활, 국민주권시대를 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는 헬기 사격까지 포함해 발포의 진상과 책임을 반드시 밝혀내고 관련 자료의 폐기를 막는 등 5·18 진상 규명에 더욱 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겠다는 공약을 지켜 진정한 민주공화국시대를 열겠다"며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아 개헌을 완료할 수 있도록 국회의 협력과 국민들의 동의를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임을 위한 행진곡은 단순한 노래가 아닌 오월의 피와 혼이 응축된 상징이고 5·18정신, 그 자체"라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으로 희생자의 명예를 지키고 민주주의를 역사를 기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특히 "오월의 죽음과 광주의 아픔을 '자신의 것'으로 삼으며 세상에 알리려했던 많은 이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겠다"며 대표적인 4명의 열사를 일일이 거명했다.

"1982년 광주교도소에서 광주 진상규명을 위해 40일간의 단식으로 옥사한 스물아홉살 전남대생 박관현, 1987년 '광주사태 책임자 처벌'을 외치며 분신사망한 스물다섯살 노동자 표정두, 1988년 '광주학살 진상 규명'을 외치며 명동성당 교육관 4층에서 투신사망한 스물네살 서울대생 조성만, 1988년 '광주는 살아 있다'를 외치며 숭실대 학생회관 옥상에서 분신사망한 스물다섯살 숭실대생 박래전."

문 대통령은 끝으로 "저는 오월 영령들과 함께 이들의 희생과 헌신을 헛되이 하지 않고 더 이상 서러운 죽음과 고난이 없는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겠다. '참'이 '거짓'을 이기는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겠다"고 단호하게 약속했다.

10분 남짓 기념사를 읽어 내려가는 동안, 5월 어머니회 회원과 일부 시민들은 눈물을 흘렸다. 5·18 유가족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사를 듣고 “이제야 속이 후련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유족들은 “이제야 세상이 제대로 굴러가는 것 같다. 이렇게 간단한 걸 그동안 너무 외롭고 아팠다”고 돌아봤다.

유족들은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광주민주화운동의 연장선 위에 서 있다. 5·18정신을 헌법에 담는 개헌을 할 수 있도록 국회와 시민이 도와달라”는 대목을 비롯해 20여 차례 힘찬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5·18묘역에선 2009년 이후 보수정권에 의해 금지됐던 '임을 위한 행진곡'이 9년 만에 울려 퍼졌고 시민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 공식 식순에 포함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서가 되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왼쪽에 정세균 국회의장, 오른쪽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 작곡가인 김종률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의 손을 꼭 잡았다.

행사가 끝나고 윤장현 광주시장은 “이것이 나라다! 5.18 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식이 보여주었다."면서 ”마음 놓고 손을 맞잡고 목 놓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수 있었던 광주의 5월은 참으로 행복했다. “고 말했다.

정구선 광주NGO시민재단 이사장은 "지난 해 제36주 5.18행사위원장을 하면서도 '님을 위한 행진곡' 문제로 보훈처의 기념식에는 참석을 거부했었는데, 올해는 대통령님과 함께 모두가 손을 잡고 흔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마음껏 함께 불렀으니 참으로 감동이었다. 나는 이 감동을 주체하할 길 없어 가지고 있던 초청장 뒷면에 이렇게 메모했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의 메모는 "정부행사가 늘 불만스러웠는데, 이렇게 좋은 날도 있구나!"라는 내용의 글을 대통령과 함께 점심하는 자리에서 가까이 앉았던 새로 임명된 피우진 보훈처장에게 보여줬다는 것이다.

박선정 남구관광청 단장은 “망월동 518기념식장에서의 대통령 연설은 국민을 감동시켰다. 대통령의 눈물과 포옹은 감동의 백미였다.”고 평가했다.

노영필 교사는 "역시 촛불이 위대하고 정의가 계승된 기념사다. 광주시민은, 5월의 희생자는, 이제 제대로 된 자리매김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가장 빛나는 대통령의 기념사 덕분이다. 마음이 움직이면 명문장이 되고 명연설이 된다. 가슴과 상식이 있으면 5월 두고 슬프고 아프지 않는가! 그 잔인한 죽음 앞에 흐르지 않을 눈물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김성인 화순의 농민운동가는 “거짓과 폭력과 기만의 시대가 이제 끝나고 실질적인 민주주의가 구현되고 정의와 평화가 강물처럼 넘치는 나라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양봉모 광주불교방송 보도국장은 “행동 하나하나 말씀 하나하나가 눈물 나게 멋있다. 5.18기념사 듣다가 울고 말았다”고 토로했다.

윤희철 연극인은 “나이 들면 눈물이 많아진다더니 5.18기념식 대통령의 연설을 듣는데 눈물이 흐른다. 80년 5.18때 난 대학2학년이었고 금남로, 궁동, 조대 앞을 참 엄청 뛰어다녔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최향동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광주 운영위원은 “단 한 줄도 놓칠 수 없는 문재인 대통령의 5.18광주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사였다”고 했다.

정인서 기자  jis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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