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정인서
미래가 급할까, 현실이 급할까?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7.05.10 06:26
  • 댓글 0

미래가 급할까, 현실이 급할까?

두 가지의 선택지를 놓고 선택을 요구한다면 사람들마다 처한 상황에 따라 그 선택은 다를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미래도 급하지만 현실이 더 급하다는 선택을 했다. 안철수의 미래, 4차산업이라는 손에 잡히지 않는 논리보다는 ‘박근혜 국정농단’에 따른 문재인의 정권교체론이 더 급했다.

더욱이 영남권의 ‘도로박근혜’에 대한 불안심리가 작용해 호남은 ‘될사람 밀어주기’를 선택했다.

사실 국민들은 문재인이든 안철수든 그 사람의 속내는 모른다. 다만 겉으로 포장된 ‘인물’과 토론회 과정을 거치면서 드러난 정치적 제스처를 볼 수 있는 정보가 대부분이다.

정치인들은 이런 것을 노리고 ‘가면’을 쓰고 산다. 본심보다는 표를 얻기 위한 가면을 얼굴보다 먼저 드러내는 것이다. 이런 것을 두고 가면증후군이라고 말한다.

물론 필자도 그 누구도 가면증후군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사람들은 가면 속에 숨어 자신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이번 대선은 철저한 가면의 연속이었다.

문재인은 아들 문준용의 특혜 논란에 대해 “다 해명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자로서 더 적극적인 직접 해명보다는 일단 당선까지 숨겨두겠다는 가면의 전략을 펼쳤다.

왜 그랬을까? 그것은 2002년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아들 문제로 결국 대통령에 낙마한 것이 심리적으로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어째든 그 전략이 주효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이제 5년 동안 이 문제는 쏙 들어갈 것이다.

홍준표는 영남에서 보수층의 압도적인 지지로 2위를 차지했다. 돼지발정제, 장인 영감탱이 등 막말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구 경북에서는 50% 가까운 지지율을 보였다. 그의 선거전략은 철저한 가면이었다.

그는 토론회에서 자유뷴방하고 속 시원한 말을 했지만 친박세력을 멀리 했다가 표를 얻기 위해 막판에는 친박이든 탈당파든 뭐든 받아들이겠다는 선택을 했다. 정당의 정체성에 관계없이 표를 얻기 위한 가면을 쓴 것이다.

안철수는 정치적 현실이라는 가면을 거부했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양보하고 외국으로 출국한 사실의 속내를 보여주지 않은 가면을 썼다. 아직 ‘준비가 덜 된 대통령’이라는 평가가 있다.

정치는 가면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국민도 잘 알고 있기에 그에게 적당한 가면이 필요하다는 일부 견해도 있지만 그는 지나친 원칙론자라는 점이 국민들은 부담스러웠다. 겉으로 드러난 강인한 가면이 부족했기에 아직은 아니다라는 선택을 한 것이다. 그래서 호남마저 30% 지지율에 그쳤다.

국민들도 가면을 쓴 선택을 했다. 흔히 말하는 소신투표가 아니라 지역주의 내지는 보신주의가 작용한 것이다. 특히 호남지역의 ‘될 사람’ 선택은 더욱 그렇다.

호남 출신 후보가 없는 마당에 ‘될 사람’ 투표가 전략적인 선택이라는 가면을 썼다. 노무현의 선택도 전략적인 선택이었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당시에 대안이 없었던 것이 아닌가.

그것을 놓고 우리는 가면처럼 말한다. “전략적 선택이었다”고.

호남 사람들로서는 미래보다는 현실이 더 급했을까. 그 가면을 쓴 전략적 현실에 우리는 그동안의 피해의식이 담겨 있다. 때로는 피해를 보면서도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자위한다.

문재인이든 홍준표든 안철수든 우리에게는 가면의 존재이다. 그들의 속내를 누가 알겠는가.

이제 공은 문재인에게 넘어갔다. 그의 5년간의 국정운영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한다. 못내 우려되는 바가 없지 않다. 문재인은 지난 선거와 이번 선거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가면의 신세를 졌다.

이제 문재인에게 대통영이 되면서 어떻게 논공행상을 펼칠 것인지가 걱정되는 것이다. 1년 후에 있을 지방선거까지를 생각한다면 지역별로 가면 몇 자리씩 꿰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에게는 아직 성숙된 정치문화보다는 가면의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함이 안타까울 뿐이다.

정인서 기자  jisnews@daum.net

<저작권자 © 광주뉴스통,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인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